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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연의 버릇없는 언행에도 김노인은 화를 내지 않고 차분했다. 오히려 주변의 군웅들이 장미연의 언행에 불쾌감을 들어냈다. 김노인은 장미연에게 얼굴 한가득 비웃음을 지어주었다.
“정 저 장식의 가치를 모르겠다면 내 친히 장소저의 안목을 넓혀 드리리다. 조장군님. 이곳에 빛을 차단할 수 있는 조그만 상자가 있습니까? 있으면 잠시 내 주실 수 있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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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차가 오십 이상이 나는 두 남녀의 치열한 언쟁을 지켜보던 조장군은 김노인의 말에 호기심을 감추지 않으며 하인을 시켜 상자를 가져오게 하였다. 잠시 후 하인의 손에 들려 좌우 높이 약 한척 가량의 조그만 화초장이 배달되었다. 김노인은 화초장안에 옥장식을 넣고 문을 닫았다.
“조장군님 한 가지 더 부탁을 드리지요. 잠시 창에 검은 천을 둘러 빛을 막아 주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딸의 결혼식에 검은 천을 두른다는 것이 매우 불길한 느낌을 주었으나, 그 이상의 호기심이 마음에 자리를 잡고 있었기에 조장군은 두말없이 지시를 내렸다. 그러나 검은 천이 아닌 하얀 천으로 창을 가려 완벽히 빛을 막지는 못했다. 그러나 충분히 빛의 진로를 막아주었다. 실내는 어느새 어둑어둑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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